[서울경제]



박지순(사진) 고려대 노동대학원장이 13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어려움을 겪는 지금이야말로 새로운 노동의 기준을 만들어야 할 적기”라며 “플렉시큐리티(flexicurity ·유연안전성)를 기반으로 한 노동개혁이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유연안전성이란 노동유연성(flexibility)과 사회안전망(security)이 결합된 개념으로 독일·네덜란드 등 유럽에서 시작돼 전 세계로 확산됐다. 하지만 아직 국내 노동계에서는 금기어처럼 여겨져 논의가 전혀 진전되지 않고 있다. 박 원장은 이어 “노동개혁은 노조를 설득할 수 있는 진보정부밖에 할 수 없다는 게 경험칙”이라며 “우리도 유럽처럼 진보정부가 노동개혁을 이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원장은 이날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노동에서 시간과 장소의 경계가 무너지고 산업구조도 급격히 바뀌고 있는데 노사 모두 아직 제조업 시대에 만들어진 근로기준법에 매몰돼 있다”며 “새로운 노동기준에 초점을 맞추는 ‘뉴노멀’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노동유연성을 늘리되 플랫폼노동 등 새로운 형태의 노동에 맞춘 사회안전망 강화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제언했다.

박 원장은 “유럽에서는 진보정부가 1990년대 이후 플렉시큐리티를 이끌어왔다”며 독일·네덜란드의 노동개혁이 모두 진보정부에서 이뤄졌다는 점에서 문재인 정부도 노동계를 설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독일의 하르츠개혁이 이뤄진 것은 게르하르트 슈뢰더 총리가 이끄는 사회민주당 정권이 들어섰을 때였다. 네덜란드도 1982년 바세나르협약을 이끈 빔 코크 네덜란드 노조총연맹위원장이 1986년 노동당 당수에 오르고 1994년부터 2002년까지 총리직을 수행하며 노동개혁을 이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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